‘쯔양 협박 모의’ 사건의 최초 고발인 ‘황천길(가명)’이 15일 본지에 입장문을 공개했다. 그는 인플루언서이자 레커 유튜버들의 또 다른 피해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입장문에 따르면, 황천길은 “누군가를 구할 수 있는 돌이 되길 바라며 유튜버 구제역, 유튜버 카라큘라, 유튜버 전국진 등 사이버 레카 연합 구성원들을 공갈 혐의로 고발했다”며 고발 이유를 밝혔다.
그는 “가해자로 지목된 그들 중 누군가가 ‘쯔양님의 고통을 이해한다’는 말에는 공감하지 않는다. 그 사람의 아픔과 고통은 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것. 우리가 감히 모든 것을 다 아는 신처럼 굴지 않았으면 한다”며 해명 영상에서 쯔양의 고통을 공감한다는 취지로 말한 레커 유튜버들의 발언에 반박했다.
이어 “쯔양님이, 제 2의 쯔양님이, 제 3의 쯔양님이 사셨으면 좋겠다. 오늘 당장 죽고 싶은 심경이 들면 그 기분을 ‘내일로 미루고 죽고 싶단 결심도 내일로 미루고 오늘만큼은 아무 생각 없이 보내도 괜찮다, 나는 괜찮아질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말을 걸며 사셨으면 좋겠다”면서 “사이버 레커라고 불리는 이들의 횡포로 인해 한 순간의 삶을 잃었던 꿈 많았던 한 소녀의 간절한 바람이자 기도”라며 레커 유튜버의 피해자 중 한 사람으로서 쯔양을 응원하기도 했다.
15일 구제역(이준희)는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들에게 “이곳에 온 이유는 쯔양님 사건과 관련한 모든 자료를 검찰에 제출하기 위함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이 사건을 배후에서 조작하고 있는 대한민국 최고 학부 카르텔의 실체를 밝히고 이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통해 저의 신변을 보호해주기를 요청드리기 위해서”라고 밝히며 자진해서 출석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황천길은 “큰 세력이 자신을 희생양으로 삼는 사건에 불과하다거나 쯔양님의 고통을 이해한다는 검찰청 앞 레카질을 즉각 중단해라. 수사기관을 우롱하는 또 한 번의 레카질은 거기서 그만해야 한다”며 “꿈을 앗아가는 행위를 한 당신들이 정당한 법의 심판을 받고 스스로의 죄책을 시인하고 이제 그만 돈을 쫓는 유튜브 장사를 안했으면 한다. 그게 쯔양처럼 꿈이 많았고 하고 싶은 것 많았던 한 소녀였던 나의 진심”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수원지검 형사2부(부장 정현승)는 쯔양의 공갈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등 2곳의 검찰청에 해당 사건을 수원지검으로 이송해달라고 15일 요청했다. 이씨에 대한 여러 건의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이 여러 검찰청에 흩어진 사건을 한곳에 모아 처리하겠다는 취지인 것으로 해석된다. 수원지검은 “이 유튜버의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등 5건을 수사 중”이라며 “실체를 밝혀 일괄적인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했다.
아래는 이준희씨에 대한 고발장과 입장문 전문.
유튜버 “Tzuyang쯔양”을 상대로 공갈하였다고 의혹을 받고 있는 유튜버 구제역, 유튜버 카라큘라 미디어, 유튜버 전국진 등 레카 연합 구성원들의 현 주소와 지금도 아픔이 많은 유튜버 “Tzuyang쯔양”을 지켜봐온 고발인으로 대리인을 통하여 입장을 밝힙니다.
안녕하세요. 2024. 7. 11. 오전, 날이 무더운 여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청사를 들어서며 그들을 응징해야겠다는 생각도 잠시 내가 하는 행위가 과연 타당한지에 대해 다시 한 번 곱씹고, 내가 던지는 돌이 부디 거대한 항아리에 갇혀 허우적대고 있는 누군가를 구할 수 있는 돌이 되길 바라며 유튜버 구제역, 유튜버 카라큘라, 유튜버 전국진 등 사이버 레카 연합 구성원들을 공갈 혐의로 고발하였던 황천길입니다.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는 것에 대해 지금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매우 무겁고 고통스럽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공개하며 지나가는 세상 속에서 저의 입장이 부디 거대한 항아리에 갇혀 허우적대고 있는, 그리고 사람들은 그 거대하고 비싼 항아리값에만 집중하고 사람을 구할 생각하지 않는 그 현실을 극복하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오로지 그 해석 그 이상 이하도 아니되길 바랍니다.
이번 사이버렉카 공갈 의혹 사건에 있어 가해자로 지목된 누군가는 쯔양님의 고통을 이해한다고 말하지만, 사실 누구도 내 고통 이외에 타인의 고통에는 관심이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타인의 고통은 작아보이고, 내 고통은 커보이기도 합니다. 저는 가해자로 지목된 그들 중 누군가가 “쯔양님의 고통을 이해한다.”는 말에는 공감하지 않습니다. 그 사람의 아픔과 고통은 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감히 모든 것을 다 아는 신처럼 굴지 않았으면 합니다. 우리는 쯔양님의 고통을 아직도 헤아릴 수 없습니다. 그러한 배경 속에서 저는 쯔양님의 그 숨막히는 고통을 헤아릴 수 없지만 아프다는 사람이 누구인지 만큼은 알 수 있으니 제가 가진 종잇장에 불과한 고발장으로 사회에 큰 돌을 던져볼까 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사람이 아닌 항아리값에만 목숨을 거는 그 상황에서 사람을 구하고자 합니다.
쯔양님이, 제 2의 쯔양님이, 제 3의 쯔양님이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당장 죽고 싶은 심경이 들면 그 기분을 내일로 미루고 죽고 싶단 결심도 내일로 미루고 오늘만큼은 아무 생각 없이 보내도 괜찮다, 나는 괜찮아질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말을 걸며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이버 레카라고 불리우는 이들의 횡포로 인해 한 순간의 삶을 잃었던 꿈 많았던 한 소녀의 간절한 바람이자 기도입니다.
이번 사태에 있어서 우리가 반성해야할 점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꿈을 응원하기는커녕 누군가의 꿈이 화려하고 값비싸보인다고 하여 그 사람의 꿈을 좌절시키는 가해행위를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기성 언론과 방송이 광고 수익 창출을 위해 내뿜는 가짜뉴스와 누군가의 삶을 무너뜨리는 식의 보도를 지양해야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기성 언론과 방송이 이러한 횡포를 벌일 때, 사이버 레카들이 이를 유튜브라는 플랫폼 내에서 답습하고 따라하는 그것을 지켜보며 히히덕거리는 우리 역시 반성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들이 그 콘텐츠들로 인해 얻은 분노는 우리들이 만들어낸 감옥같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좌절과 분노, 칠흑같은 어둠이 횡행하다고 느껴질 만큼 병폐된 우리 사회를 우리 구성원 각자가 작은 노력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법과 제도로 그들을 규제하고 우리를 얽매이는 일은 그저 협박이고 또 하나의 횡포라고 생각합니다. 내 작은 실천으로 자연을 살린다는 생각으로 하는 줍깅처럼 우리도 우리만의 작은 노력을 시작해야할 때입니다.
그래야 제 2의 쯔양, 제 3의 쯔양, 그 쯔양들을 바라보며 한참을 욕하다가도 그 사람이 피해자인 사실이 드러났을 때, 동정표를 날리는 위선자들 나아가 사이버 레카를 더 이상 유튜브라는 플랫폼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부디 쯔양님을 위해서라도, 쯔양님의 바람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우리 모두 중지를 모았음 합니다.
나아가 제 고발장으로 수사를 받게 된 사이버 렉카 연합 구성원 분들은, 더 큰 세력이 자신을 희생양으로 삼는 사건에 불과하다거나 쯔양님의 고통을 이해한다는 검찰청 앞 레카질을 즉각 중단하십시오. 수사기관을 우롱하는 또 한 번의 레카질은 거기서 그만하십시오. 당신들을 황천길로 보내기 위해 고발장을 낸 것이 아닙니다. 황홀할 황, 예쁠 천, 웃는 모양 길이라는 한자어처럼 제 2의 쯔양님이 나오지 않길, 그들이 부디 황홀할 만큼 예쁘고 웃음이 가득한 길만을 걷길 바래서 지은 제 유일한 가명입니다. 이 고발이 누군가에게는 또 하나의 가해로 해석될 수 있겠지만, 이제는 정답 아닌 길로 가지 말자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무조건적으로 그 사람의 장단점을 점검하여 평가하기보다 그 사람의 과오만을, 실수만을, 잘못만을 흠집내며 꿈 많은 소녀를 응원하기보다 내려오라 겁주고 협박하였고 꿈을 앗아가는 행위를 한 당신들이 정당한 법의 심판을 받고 스스로의 죄책을 시인하고 이제 그만 돈을 쫓는 유튜브 장사를 안했으면 합니다. 그게 쯔양님처럼 꿈이 많았고 하고 싶은 것 많았던 한 소녀였던 나의 진심입니다.
김광진 기자 reallight3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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