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
두달연속 5천건 돌파 확실
올들어 매월 증가세 이어가
전문가 "정부 특단 대책을"
"잠깐 이러다 말 줄 알았는데 지난달엔 손님이 더 많았어요.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졌어요."
8일 서울 송파 대단지 헬리오시티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연초보다 가격이 3억원 넘게 뛰었는데도 거래가 된다"며 "거래가 증가하는 것을 알고 집값이 오르기 전에 사두겠다는 분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5개월 연속 증가했다. 최근 거래량이 작년 평균을 훌쩍 넘긴 데다 매매가와 전세가도 동시에 뛰며 집값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한국부동산원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790건이던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올해 1월 2456건으로 증가하더니 3월 3482건, 4월 4840건, 5월 5182건으로 5개월 연속 늘었다.
지난달 거래량은 5월보다 더 많을 전망이다. 8일까지 집계된 거래량이 벌써 4782건으로 5000건에 육박한다. 부동산 거래는 계약 기준 한 달 이내 신고해야 하기 때문에 6월 거래량은 이달 말에 확정된다. 신고되지 않은 거래를 감안하면 6월 거래량은 5월 수준을 넘겨 6000건에 육박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월평균 3036건)의 두 배 수준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12%에 달하는 취득세 중과 때문에 다주택자들이 배제된 상황인데, 무주택자와 1주택자만으로 거래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은 시장이 방향을 틀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정부는 현 상황에 대해 "추세적 상승에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하지만, 전문가들은 공급 감소와 전세가 상승, 금리 인하 같은 대내외 환경을 고려하면 상승 요소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고 원장은 "집값 잡는 시기를 놓치면 전 정권의 실수를 반복하게 된다"며 "집값이 오를 것 같다는 불안이 확산하면 걷잡을 수 없으니 정부가 공급을 늘릴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현상은 전국 17개 자치구에서 서울과 수도권에만 국한됐다. 지방 거래량은 줄거나 정체 상태다. 신생아 특례·생애최초 대출 등 정책대출을 이용한 3040 위주로 매수세가 형성돼 젊은 세대가 몰려 있는 서울과 수도권 중심으로 거래가 쏠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7월 1일까지 누적) 서울 집값이 0.72% 오르는 동안 지방은 1.05% 하락했다. 2년 넘게 쌓인 서울 아파트 매물도 변수다. 2년 전 5만건대였던 매물이 두 달 전 8만4000건에 달했다가 한 달 새 4.1% 줄었다. 현재 매물이 집값이 치솟던 2021년(4만건대)의 두 배라 '여전히 많다'는 시각도 있다. 서울 강동구 둔촌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신축, 대단지처럼 인기 있는 아파트만 거래가 잘된다. '똘똘한 한 채'는 신고가지만, 그 외는 비교적 잠잠해서 매물이 금세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선희 기자]
이선희 기자(story567@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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