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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 '남혐?', 무엇을 위한 논란인가? [리폿@VIEW]
뭘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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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임영웅이 '남성 혐오(이하 '남혐')'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다. 생일을 기념하며 진행한 라이브 방송에서 그가 쓴 단어가 화두에 올랐다. 영상에서 임영웅은 향후 활동에 관해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일단 참도록 하겠다. 저도 몸이 근질근질하고 마음이 드릉드릉하다"라고 말했다. 평범한 문장으로 보였으나. 일부 네티즌은 '드릉드릉'이라는 표현에 불만을 제기했고, '남혐'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대체 이 단어가 어떤 뜻을 가졌길래 이렇게 큰 화제가 된 걸까. '드릉드릉'은 사전적으로 '크게 자꾸 울리는 소리. 혹은 짧게 코를 자꾸 고는 소리'(표준국어대사전) 등의 의미가 있다. 앞서 임영웅은 tvN의 예능 '삼시세끼' 새 시즌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알려졌고, 이는 그의 첫 리얼버라이어티이기에 기대감을 표현할 수 있는 시점이었다. 새로운 활동을 앞둔 설렘을 '마음이 크게 울린다'라고 표현한 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문제를 제기한 이들은 일부 커뮤니티에서 '드릉드릉'이 남성들을 비하할 때 사용되고 있는 용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왜 페미(니스트) 용어를 쓰냐", "드릉드릉은 잘못된 발언이다", "임영웅 실망이다" 등의 댓글을 남기며 분노를 토해냈다. 또 하나의 캔슬 컬처(유명인들이 논란이 될 행동을 했을 때 비판하고 외면하는 행위)로 번질 수도 있는 순간이었다.

이후 임영웅의 팬덤 영웅시대가 상황을 파악하고, 악플을 신고하는 등 신속히 대처하며 논란은 사그라들었다. 마녀사냥이 될 뻔했던 일을 빠르게 진화한 거다. 사실, 논란이라는 표현도 부적절해 보인다. 애초에 임영웅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며 맥락에 맞는 표준어를 사용했다. '혐오'라는 것을 생각할 수 없는 말이었다. 논란은 임영웅이 만든 것이 아니라, 임영웅을 곤경에 빠뜨리고 싶었던 이들이 만들었다.

대중에게 비치는 이미지가 중요한 연예인에게 프레이밍으로 인한 피해는 치명적이다. 하나의 논란이 지나가도, 그 논란 때 형성된 단어는 평생 그를 따라다닌다. 가볍게 뱉은 말로 하나의 관점이 형성되고, 그것이 한 사람을 평생 규정할 수 있다는 거다. 온라인에서 의견을 주고받는 모두가 말의 무거움과 무서움에 관해 더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이슈는 정보가 특정한 틀 안에서 사유되고 있고, 누군가 이 틀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잘 보여준 사례였다. 임영웅이 겪었던 일은 '남혐' 논란을 조장한 이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드러낸 해프닝으로 끝날 것이다. 그들이 평범한 대화를 얼마나 편협하게 바라볼 수 있는지, 그리고 그들이 혐오를 위해 또 다른 혐오를 조장할 수 있는 공격적인 집단이라는 걸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그들 때문에 다른 남성들이 피해를 받고, 남성 혐오가 더 조장되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진짜 '남혐' 논란은 누가 만들고 있는 걸까.

강해인 기자 / 사진= TV리포트 DB

강해인(khi@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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