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오죽하면 콘서트에 생체 인식 기술 도입?”
유명 가수들이 암표와의 전쟁을 선언했다. 결국 콘서트에 생체 인식 기술까지 도입하는 특단의 조치가 나온다.
티켓값이 20~30배 폭등, 500만원에 달하는 암표까지 나오면서 가수들까지 곤혹을 치루고 있다. 실제 팬들이 피해를 입으면서 불똥이 아티스트에게까지 튀는 상황이다.
가수 아이유의 소속사는 최근 암표를 막기 위한 과정에서 한 팬에게 과도한 소명을 요구하고, 억울하게 누명의 씌운 일에 대해 사과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또 콘서트 표 부정 거래의 포상 개념으로 운영해 온 ‘암행어사 제도’도 폐지했다.
결국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중고 거래 플랫폼을 통해 기존 티켓값보다 수십배 비싼 값에 거래되는 ‘암표’를 근절할 혁신적인 기술을 도입하기로 했다. 바로 생체인식 티켓 시스템이다. 생체인식 단말기에 티켓을 대고 미리 등록한 사진과 실물을 대조하는 과정을 통해 본인확인을 하는 것이다.
해당 기술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ICT-음악 콘텐츠 제작지원사업에 선정된 ‘앤오픈’에서 개발 중이다. 개개인의 생체인식정보가 티켓 내에 저장돼 공연장에 입장하는 관객과 티켓 구매자의 일치 여부를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위·변조가 불가능하고, 암표 거래를 목적으로 티켓을 대규모 매집하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한 사재기를 원천 차단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입장 대기 시간이 대폭 감소해 관객에게 편리성을 제공하며, 티켓 본인 확인을 위한 공연 보조 인력을 쓸 필요도 없다.
아이돌 팬덤은 물론 트로트의 인기와 함께 중장년층 관객이 증가하면서 티켓팅에 실패한 팬들은 중고 거래 사이트를 들락거리는 실정이다. 이틀간 10만명을 동원했던 가수 임영웅 콘서트는 ‘피켓팅(피 튀기는 티켓팅)’이었다는 팬들의 불만이 잇따랐다.
중간에서 이득을 취하는 암표 및 ‘되팔이족’들이 수많은 팬들을 향하고 있다.
유명 가수들은 1인 1매 등 부당 거래를 막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내놓고 있지만 팬들의 불편함을 초래한다는 원성이 크고, 실제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가수 싸이(PSY)까지 나서 암표 근절을 위해 부정 거래 자제를 당부했다.
싸이는 29일 부터 전국을 돌려 ‘싸이흠뻑쇼 SUMMERSWAG 2024(썸머스웨그 2024)’를 개최한다.
싸이는 자신의 SNS에 “현행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한 플미, 되팔이, 리셀러들을 철저히 외면해 주시면 취소 수수료 발생 전날에 반드시 인터파크에 취소표를 내놓는다”라며 “부디 제값에 구매해 달라. 관련법이 강화되기를 기원하며, 고객을 플미로부터 보호하고픈 업주 싸군드림”이라고 호소했다.
박영훈 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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