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음모론' 수준의 발언…믿기 힘들어"
"당시 마약 검사는 尹 '조작' 발언 근거한건가"
"진실만이 억울함 푸는 열쇠" 특조위 구성 촉구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특정 세력에 의한 유도 및 조작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는 김진표 전 국회의장의 회고록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태원 참사 유족들이 "만약 발언이 사실이라면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유가협)와 시민대책회의는 28일 논평을 내어 "한 국가의 대통령이 유튜브 등에서 제기된 음모론 수준의 발언을 했다는 것을 믿기 힘들다. 만일 사실이라면 윤 대통령은 159명의 희생자와 유가족, 지금까지도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을 생존 피해자들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해당 회고록 내용이 알려진 직후 대통령 대변인실에서 입장을 밝혔으나 의문이 해소되기에는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며 "대변인실은 김 전 의장이 독대 중에 한 이야기를 왜곡했다고 비판하면서도 어떻게 왜곡된 것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이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대통령이 '지시'했다는 내용들이라든지, 특별법을 '과감하게 수용'했다는 것으로는 대통령의 ‘조작’ 발언의 진실 여부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없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참사 수습 과정에서 정부가 유류품 마약검사부터 실시하고 부검을 권유했다든지, 유가족들 간의 만남 요구를 외면했다든지 하는 등의 행태들을 보인 이유가 혹시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키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참사 직후 유튜브 등의 채널을 통해 무분별한 음모론들이 제기되었던 것은 사실이다. 비록 모두 근거 없는 이야기로 정리가 됐지만 유가족과 피해자들에게 수많은 상처를 주고 2차, 3차 가해의 원인이 됐던 것도 부정할 수 없다"며 "그날의 진실을 밝히는 것만이 억울함을 푸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공포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구성이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와 국회는 진실 규명을 바라는 간절한 요구를 더는 외면하지 말고 특조위의 제대로 된 구성과 운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연우 기자(hong1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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