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등 '빅5' 3곳 진료유지 결정
세브란스병원 교수들 이르면 26일 입장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무기한 휴진을 중단한 데 이어 서울성모병원과 삼성서울병원 교수들도 무기한 휴진을 유예하기로 했다. 다른 '빅5' 병원인 세브란스병원과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성모병원 등이 소속된 가톨릭대 의대 교수들과 삼성서울병원 등이 소속된 성균관대 의대 교수들은 전날 온라인 총회를 열고 무기한 휴진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가톨릭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항의하기 위한 휴진 형식의 투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로 나왔다"면서 "그러나 휴진보다는 대학병원에서 경증환자 진료를 최소화하는 진료 축소의 형식으로 전환해 환자들의 직접적인 불편이나 두려움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약 70%에 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가톨릭대 의대 산하 병원들은 다양한 형태로 잘못된 정부 정책에 대한 항의와 저항은 계속할 것”이라면서 “향후 큰 저항이 필요한 순간이 온다면 강력한 휴진 등에 참여하겠다는 의견은 82%였다"고 말했다. 무기한 휴진 유예가 대정부 투쟁의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성균관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는 "의료 사태의 심각성에 깊은 우려를 표하면서도 환자들과 국민을 위한 고뇌 끝에 응답자 중 절반 이상(800여명 중 502명)이 일정기간(일주일 또는 그 이상)의 휴진(응급실·중환자실·투석실 등 증증환자 진료를 유지하면서 연기 가능한 정규 수술·시술·외래 진료를 조정)에 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휴진을 시작하는 조치를 일시 유예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일정 기간 이상 휴진 추진 시 환자들이 겪을 불편과 불안감에 대한 고려가 매우 중요함을 공감했다"고 휴진을 유예한 이유를 밝혔다.
다만 "추후 상황 변동 시(전공의·학생 또는 의대교수에 대한 부당한 처벌, 잘못된 의대증원 정책과 의료정책의 수정 시행이 없을 경우) 불가피하게 전면적인 무기한 휴진을 추진할 수밖에 없음을 결정했다"며 향후 휴진 여지를 남겼다.
'빅5' 병원 중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이 무기한 휴진을 철회 또는 유예하면서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했던 세브란스병원과 내달 4일부터 일주일 휴진을 예고한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은 내달 4일부터 일주일간 휴진을 예고한 상태다.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예고했던 세브란스병원 교수들은 내부 논의를 거쳐 26~27일께 휴진 여부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의료 집단 휴진 움직임이 주춤한 가운데 의대 증원으로 촉발된 의정 갈등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쥔 전공의들은 복귀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 공고 일정을 감안해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처분을 내주 결정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9월부터 수련을 시작하는 전공의(인턴·레지던트)를 선발하려면 내달 중순까지 부족한 인원을 파악해 모집 공고를 내야 한다.
정부는 사직 전공의들이 하반기(9월)나 내년 상반기(3월) 수련병원 복귀가 가능하도록 1년 이내 같은 과목, 같은 연차로 복귀를 제한하는 규정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공의들의 복귀 여부는 미지수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지난 2월 성명을 내고 ▲필수의료 패키지와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 ▲의사수급 추계 기구 설치 ▲수련병원 전문의 인력 채용 확대 ▲불가항력 의료사고 부담 완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부당한 명령 전면 절회 및 사과 ▲업무개시명령 폐지 등을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복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백영미 기자(positive100@newsis.com)
- 선택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