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복심이자 호위무사로 불렸던 이용 전 국민의힘 의원이 7·23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로 나선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적극적으로 돕는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김기현 전 대표가 당선됐던 지난해 3월 전당대회에 이어 ‘윤심’이 다시 개입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영향력이 예전만 할지 예측이 엇갈린다.
이 전 의원은 25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당대표 후보들의 출마 선언을 다 들었는데 원 전 장관만 ‘현 정부에서 국무위원을 했던 책임을 안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바란다’고 말하더라”며 “윤 대통령 임기가 3년 남았다. 지금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에 있어, 당정 관계를 회복하고 정체성과 방향을 같이 (가져갈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윤심’이 원 전 장관에게 있느냐’는 물음에는 “윤심이 중요하지 않다”면서도 “저는 윤 대통령 수행실장을 했고, 대통령 성공을 바라는 사람 중 하나다. 두번 다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같은 실수를 해선 안 된다. 원 전 장관은 모든 걸 통감하고 윤석열 정부 성공에 책임지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서는 “자기가 대선을 나가고 싶으면 그때 나가면 되지, 아직 윤석열 정부가 3년이 남았다”고 했다.
이 전 의원의 원 전 장관 지원은 윤심과 떼어놓고 보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후보 수행실장을 맡은 그는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주요 의총 때마다 윤심을 전하는 메신저 구실을 하며 ‘호위무사’로 불렸다. 총선 낙선 뒤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대통령실 정무비서관 후보로 물망에 오를 만큼 윤 대통령의 신임이 깊다. 이 전 의원 외에도 박성민·구자근 등 친윤계 의원들이 원 전 장관을 돕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이 전 의원까지 나선 걸 보면 친윤들이 윤심에 따라 원 전 장관을 돕는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윤심의 영향력을 두고 전망이 엇갈린다.
한 중진 의원은 “윤심은 미미할 것”이라며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낮고, 지금은 미래 권력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선 의원도 “윤심이 많이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 같다. 윤 대통령의 일방적인 국정 운영에 대해 당원들이 불만이 많다”고 했다. 지난해 당내 존재감이 약했던 김기현 의원을 당대표까지 밀어올렸던 정도의 힘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 영남 의원은 “윤 대통령이 아무리 인기가 없다고 해도 3년이라는 남은 임기를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수도권 초선 의원은 “당원들은 당정 간에 안정적인 관계를 원하는 분들이 많다. 윤심이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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