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 중남부 공습 계속
24시간 동안 최소 101명 사망
反네타냐후 시위 15만명 운집
[천지일보=이솜 기자] 이번 주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수십명이 사망한 가운데 이스라엘에서는 전쟁 발발 이래 최대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 인구 밀집 지역 2곳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최소 42명이 사망했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정부의 공보국장 이스마일 알타와브타는 이날 가자시티 알샤티 난민촌의 주택에서 24명이 사망하고 알 투파 지역 주택에 대한 공격으로 18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매체에 따르면 이번 폭격은 하마스 고위 사령관을 암살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통해 “하마스의 군사 기반 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군사 기반 시설을 공격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하마스는 성명을 통해 “이번 공격이 민간인을 겨냥한 것”이라며 “점령군과 나치 지도자들은 우리 국민에 대한 그들의 위반에 대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가 입수한 영상에는 팔레스타인인 수십명이 공습 이후 파괴된 집들 사이에서 희생자를 찾기 위해 달려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영상에는 알샤티 난민 캠프의 무너진 집과 폭파된 벽, 잔해와 먼지가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번 사망자는 남부 도시 라파 인근에서 텐트 캠프에 대한 공격으로 최소 25명이 사망하고 50명이 부상당한 지 하루 만에 발생했다.
전쟁이 시작된 지 8개월이 넘은 지금 이스라엘의 진격은 아직 점령하지 못한 마지막 두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남부와 중부 곧 라파와 중앙의 데이르 알 발라 주변 지역이다. 주민들은 최근 며칠 동안 이스라엘 탱크가 라파 서부와 북부 지역으로 깊숙이 침입했다고 전했다.
가자지구 전쟁은 작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끄는 무장세력이 이스라엘 남부로 습격해 약 1200명이 사망하고 250명 이상의 인질이 붙잡혔을 때 촉발됐다. 팔레스타인 보건 당국에 따르면 이 공격으로 가자지구는 폐허가 됐고, 지난 24시간 동안 101명이 사망하는 등 누적 3만 7400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거의 모든 주민이 집을 잃고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가자지구뿐 아니라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도 폭력 사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서안지구 북부 칼릴리야에서 이스라엘인 한 명이 총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국민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통제하는 칼릴리야와 서안지구의 다른 지역으로 들어가는 것이 금지돼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이스라엘 정착민 한 명이 사망한 이래 팔레스타인 마을에서는 이스라엘 정착민에 대한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전쟁 발발 후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이스라엘의 총격으로 사망한 팔레스타인인은 최소 549명에 달한다. 유엔 데이터에 따르면 같은 기간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은 군인 5명을 포함해 최소 9명의 이스라엘인을 살해했다.
한편 가자지구 전쟁과 인질 위기에 대한 정부의 대처에 온 나라의 분노도 커지는 양상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약 15만명에 달하는 시위대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정부를 반대하고 선거와 가자지구에 억류된 포로들의 송환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텔아비브에서 시위는 주말마다 열리지만 반정부 시위 단체인 호프시 이스라엘(Hofshi Israel)은 이날 집회에 15만명 이상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해 가자지구 전쟁 이후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시위대는 “범죄자 총리”와 “전쟁 중단”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었고 일부는 네타냐후 정부 하에서 이스라엘의 민주주의가 죽어가고 있다고 주장하며 시내 민주주의 광장에 붉은 페인트로 바닥을 덮고 누워 항의하기도 했다.
이솜 기자 newscj@newscj.com
- 선택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