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지역에서 일부 지구대와 파출소가 ‘혐오시설’ 취급을 받고 있다. 낙후된 시설 탓에 이전이 불가피한 지구대가 예정지 인근 아파트 주민 반대에 가로막혀 이전 자체가 무산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치안이 좋아진다며 지구대를 반기는 타 지역과 달리 집값에 민감한 강남3구의 특성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방이지구대는 지난해 기존 방이역 인근 건물에서 1.3㎞ 떨어진 한 아파트 단지 내 부지로 이전할 계획을 수립했다. 해당 단지 입주민들은 즉각 “집값이 떨어진다”며 반발했다. 단지 내 주차장을 이용해야 하는 경찰차에 주차비까지 부과하겠다며 나섰다. 주차 차단봉을 열어주지 말자는 이야기도 나왔다. 결국 송파서는 방이지구대 이전 계획을 철회했다. 입주민들은 주취자나 범죄자가 지구대를 오가면서 소란을 일으키거나 입주민에게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파서는 다른 장소를 물색 중이다. 이전까지 향후 5~7년은 걸릴 전망이다. 그동안 경찰들은 좁고 낡은 건물을 그대로 이용할 수밖에 없다.
강남에서 경찰 시설 이전이 주민 반발에 가로막힌 사례는 처음이 아니다. 2015년 서울 수서경찰서 대치지구대 역시 이전 예정지 인근 주민들이 “취객들로 주거 환경이 나빠진다”며 반대해 옮기지 못했다. 이런 분위기 탓에 이전을 계획 중인 강남의 지구대와 파출소는 주로 공원 옆을 택하는 추세다. 가락지구대 역시 송파책박물관 옆 녹지 부지로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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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서원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주민들이 경제 관점으로만 볼 게 아니라 공익적 관점에서 지구대 등을 수용할 의무가 있다”며 “경찰관서가 외곽에 있으면 신속한 출동에 지장을 초래한다. 불편함을 이유로 치안 조직의 운영이나 국민 안전을 위한 경찰 활동에 변화를 줘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기사 전문 :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1716370869&code=11131100&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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