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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톡
판) 갱년기 엄마 모시기 싫은 남매


제목 보고 욕하면서 들어오신 분 많으시겠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희 남매가 효자 효녀는 아니라고요

처음 엄마가 갱년기가 온 거 같다고 했을 때는 별 생각 없었어요
약국에서 갱년기 영양제나 몇통 사다드렸고...

근데 정도가 점점 심해지시니까 지난주에 아버지가 저랑 오빠를 불러서
둘중에 한집이 몇달만이라도 들어와 살수 없겠냐 하시네요
아버지가 아직 일을 하셔서 낮에는 엄마 혼자 집에 계시는데
사람이 혼자 있으니까 더 우울해하는 거 같다고요
관절이 아파서 집안일도 잘 못하시고요
대신 집에 들어와 사는 쪽에 지금 사는 아파트 물려주신다며...

오빠도 저도 싫다고 했습니다 차라리 가사도우미 비용을 낸다고요
처음에는 둘다 생각해보겠다 했는데
아빠가 말이라도 네 그럴게요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너희가 사춘기가 있었듯이 엄마도 갱년기가 온거라고 혼내시는데
그말을 듣는 순간 생각해볼 마음조차 싹 사라졌어요

사춘기요...
저희 남매 사춘기란 게 온 적이나 있었나 싶네요
어려서부터 혼날 때 맞는 건 예삿일이었고

지금도 기억나는게 중학생 때 같은반 남자애랑 문자하다가 걸려서
밀대로 두드려맞고 아파트 복도에 속옷차림으로 내쫓겼었어요
그렇게 남자가 좋으면 나가서 남자랑 살라고

옆집사람들이 보고 놀라서 저희집 문두들겨서
지금 애 안 들여보내면 학대로 경찰부르겠다고 해서 
겨우 들어갔어요
이상한 문자 아니었고 그냥 학교 얘기였는데도요

제가 여자라서 그나마 덜맞았고 오빠가 진짜 많이 맞았어요
남자애는 미리 안 잡아두면 커서 부모 우습게 알거라며
학교마치고 친구들이랑 축구하는 오빠 머리채잡고 끌고오고
이모가 컴퓨터를 사줬는데 이걸로 게임하고 엄한거 보는거 아니냐며
학원 간 사이에 컴퓨터 박살내서 갖다버리고
오빠 중학교 갈때쯤에는 엄마가 오빠 방 문을 떼버렸어요
문닫고 무슨 헛짓거리 할지 모른다면서요

가방검사 폰검사 기본이고 문자나 전화한 친구 중에 처음 보는 애 있으면
봐뒀다가 학교에 전화해서 누군지 물어보고...

덕분에 둘다 따돌림도 많이 당했었죠 쟤네 엄마 별나다고

둘다 씻을 때 문 잠그면 또 혼났고
다 커서도 오래 씻으면 냅다 문 열어버렸어요 
안에서 뭐 하는 거냐면서...
더한 것도 많은데 쪽팔려서 다 쓰지는 못하겠네요

저희가 뭐 사고를 쳐서 엄마가 엄하게 단속하신 건 절대 아니었어요
오빠나 저나 어려서부터 그렇게 매번 혼나서인지 
둘다 좀 소심해요
뭐든 지레 겁부터 먹고요 
여러모로 사고칠 성격이 못 됩니다...

그냥 친하게 지내는 엄마들이 요즘 어떤 애들은 담배도 피운다더라 하면
집에와서 밑도끝도없이 너희도 혹시 담배피우는거 아니냐고 가방 갖고오라고
맞아야 똑바로 말할거냐며 때리고...
그런식이었어요
미리 겁을 줘서 사고를 안 치게 만든다는...? 그런 생각이셨던 거 같아요

그런 것들 다 마음에 묻어두고 잊어버렸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다 기억에 남아있었나봐요

아버지한테 욕 잔뜩 얻어먹고 나오는 길에
제가 먼저 울고 결국 오빠도 울었어요

엉엉 울면서 난 죽어도 엄마랑 다시 못산다고 그러니까
오빠도 자기도 못하겠다고 그러더라고요...

아버지가 하루에 세번씩 전화가 와요 
너네가 그러고도 자식이냐고
저러다 너희 엄마 잘못되면 그땐 어떻게 책임질거냐고...

동네방네 소문을 내신건지 이모 고모 생전 연락없던 친척
심지어 저는 안 간지 오래된 교회 어르신들까지 전화와서
키워주신 부모님한테 그러는거 아니라고 역정내세요

오빠는 주말에 다시 불려가서 차라리 아버지가 일을 그만두시라 했다가
뺨을 맞고 왔다고 그러더라고요...
갈수록 모시고 싶은 마음이 생기긴커녕 
지금까지 자식 도리 한것들...
용돈 안부전화 드리고 주말에 틈나면 찾아가고...
그런것들마저 전부 하기 싫어졌어요

둘다 결혼할때 지원받은건 딱히 없었어요
친정은 여유있는 편인데 내돈은 내돈 니들돈은 벌어서 써라 마인드셔서...
오빠는 2천정도 빌려갔었는데 진작 갚은걸로 알아요
새언니랑 남편은 둘다 사람 좋고 수더분한 성격이라 그런지
모셔야 하면 모시는거지뭐... 이런 상태예요
차마 오빠한테 아들이니까 오빠가 모시라고는 못하겠습니다...
아들이라고 받은것도 없고 저보다 훨씬 많이 맞고 많이 혼났었으니까요

사실 저도 끝까지 거절하고 싶습니다...
버티다 보면 부모님이 먼저 포기하실까요?
포기하시면 그땐 자식 도리를 어디까지 해야 하는 걸까요...?
아니면 그래도 자식이니까, 나이들고 약해진 부모님이니까
평생도 아니고 몇달이라는데 울며 겨자먹기로라도 하는게 맞는건가요?

친정집 생각만 해도 속이안좋습니다 
일주일사이 6키로가 빠졌어요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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