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보니깐 남편분의 식탐글이 있네요.
완전 내 얘기다 란 생각이 들어 집중해서 읽다 보니
제 얘기도 쓰고 싶어 져서 씁니다;;
저는 이혼까지 했습니다.
뭐 그런걸로 이혼 하냐 라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당해보지 않고는 그 심정 이해 못합니다.
단순히 식탐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저에 대한 배려나 아낌;; 같은게 전혀 보이지 않고
이건 뭐.. 남보다 못하다고 느겼으니깐요.
저의 경우는 보통 식탐글에 나오는 진상짓도 대부분 겪었구요.
결정적으로 제가 정이 떨어지다 못해
감정이 식는다 란 말을 절감하게 되어 이혼을 결심하게 된 일이 있었는데요.
--------------
그날은 명절 당일이었고 전 몸이 너무 안좋아서 시댁도 친정도 가지않고
집에서 쉬고 있었습니다.
전날 자기집에 내려간 남편이 명절 당일 오후에 집에 돌아왔구요.
전날 부터 하루종일 누워 있던 저는 입맛이 없어 계속 굶다
어느순간 배가 너무 고파져서 아픈 몸을 일으켜
밥을 먹을려 했는데 밥도없고 라면도 없고
명절 당일이라 시켜 먹을 수도 없고 아무것도 없어서
우선 쌀을 씻어 밥통에 넣었습니다.
밥이 되기를 기다리는데 한번 배가 고픈걸 느끼자
공복감은 급격히 커져서 저도 모르게 아 배고프다 란 말이
나올 정도였어요.
그때 남편이 집에 돌아왔는데
명절 보내고 난 후 음식 좀 싸왔나 싶었는데 없더라구요.
귀찮아서 안 들고 왔대요. 자기 차로 갔다왔으면서..
집에서 밥 굶고 앓고 있을 마누라 생각해서 좀 싸오지 싶었으나
걍 암말 안했어요.
그런데 이 사람이 차에 놓고 온게 있다고 갔다온다 하더니
안들어 와요.
왜 안오나 이상해서 집문을 열고(복도식 아파트 이고 1층이라 문 열고 나가면
복도 앞쪽으로 주차장이 있고 딱 보이는 곳에 저희 차를 주차 합니다)
나가니 남편이 그 주차장 차 주차해 놓은 옆에 쪼그리고 앉아 있더라구요.
뭐하냐고 물으니 흠칫 놀랍디다.
무언갈 우걱우걱 먹고 있었습니다.
바로 명절 음식요. 전과 식혜 그런거요.
그순간 정말 감정이 식는다 는게 무슨 뜻인지 알겠더라구요.
아픈 마누라가 배고파서 쭈그리고 있는거 뻔히 알면서
지 좋아하는 거라고 주기 싫어서 혼자 거기서 먹고 있었던 겁니다.
제가 남편이 집에 왔을때 밥 먹을꺼냐고 물어보니깐
오랫만에 집에 내려가서 배터지게 먹고 왔다고 배부르다고 했던 인간이에요.
배가 부른데도 전이 보이니깐 먹고 싶어졌다고 집안으로 가져가면
저랑 나눠 먹어야 하니깐 얼마 안된다고 혼자 처먹고 있던 거죠.
저는 배가 고파서 배를 움켜쥐고 식탁에 엎드려 있었건만..
아무튼,
그 일로 모든 감정이 사라져 얼마뒤 이혼을 요구했습니다.
도저히 같이 살고 싶지 않았어요.
남편은 뭐 그런 걸로 이혼하냐고 방방 뛰고 시댁에서도 미쳤냐고 난리 쳤는데
제가 하나하나 제가 다 겪은거 얘기하니 별말 없더라구요.
친구들과 친정에선 그래 잘했다 라고 했구요.
정말 남보다도 못한 사이였던 것 같아요.
저를 정말 사랑하고 아낀다면 그렇게까지 하지는 않았을꺼에요.
아내 잖아요. 가족 이구요.
남하고 먹어도 그렇게까지 하지 않았을텐데..
이런 행동 하나에 이 인간이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겠더라구요.
그렇게 결국 협의이혼 했습니다.
댓글 반응
- 선택됨
- 현재 페이지1